본문 바로가기
청자연적

눈수저

by 하늘의흐름 2016. 1. 13.
반응형

저는 눈수저입니다.


사람들이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를 들고 있을 때

저는 눈수저를 들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따뜻한 음식을 먹을 때,

저는 그 음식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제 수저가 녹기 때문이지요.

저는 차가운 것만 줄 곧 먹었습니다.

저는 점점 얼어갔고, 겨울보다 차가워졌습니다.


너무 추워서 떨고 있을 때,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막으로 가라!"

저에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 분께서 말씀하신대로 사막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사막으로 가면 갈수록 제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막에 다 왔을 때쯤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저에게 당신을 좀 나눠주세요. 목이 너무 마릅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저의 일부를 나눠 주었습니다.

나누면 나눌수록 저는 더 가벼워졌고,

차가움은 점점 사그라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제가 물이 되어

그들과 하나가 되자,

저는 따뜻함을 느끼며 편히 쉴 수 있었습니다.


- <사막으로 간 눈수저 > -



반응형

'청자연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백  (0) 2017.08.24
천류명상  (0) 2017.07.17
그대가 사랑하는 순간들  (0) 2016.11.12
님께서 오셨다  (0) 2016.07.03
자전과 공전  (0) 2015.11.18
신은 진리의 음료  (0) 2011.07.15
[신앙편지] 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  (0) 2010.11.15
거인과 새  (0) 2010.10.2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