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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연적

신은 진리의 음료

by 하늘의흐름 2011.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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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임금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였다.

 

임금들 중의 대표가 말하였다.

"신은 진리의 음료이니 모두가 향유하여 잔치로써

지내야함이 마땅할 줄 아오!"

 

임금들은 만연에 희색하며 말하였다.

"좋기로소이다! 좋기로소이다! 누구나 그것을 맛보았으면

좋겠나이다! 신의 음료로 우리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기를!"

 

임금들은 도성에 잔칫집을 열었다.

그리고 온 세상에 잔치를 알렸다.

 

"와서 먹고 마시어라! 축제가 한창이니라!"

 

때는 한 낮이었다.

그러나 자기 백성들은 그때 다들 자고 있었다.

 

임금들은 화가 났다. 그들을 일깨워주었지만

그들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저들에겐 이 축제가 필요치 않구나.

여봐라, 길거리에 있는 사람은 아무나

불러 모으거라."

 

그리하여 임금은 이방인들에게 축제를 베풀었다. 

이방인들은 생전에 맛보지 못했던

그 신비로운 술에 취하여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었다.

 

바다에서 용이 솟구쳐 오르고,

태양에서 황금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강물의 소리가 깊고 크게 울려서

사람들의 마음에 진동하고

하늘의 나팔 소리가 울려퍼졌다.

 

임금과 이방인들은 모두 그 축제 속에

환호하며 깊은 잠에 빠졌다.

 

깊은 잠에 빠진 그들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축제 속에 있었다.

 

그러다가 곧 밤이 되었다.

그제서야 큰 임금은 축제를 마치고

그들을 모두 다시 집으로 돌려 보냈다.

 

큰 임금은 축제를 마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그대들과 함께 즐긴 오늘은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오.

한때의 광명은 이제 다 끝났소이다. 그대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이 기쁨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시오.

나는 고향으로 돌아가리이다."

 

이방인들은 임금의 말씀대로 고향으로 돌아가고

임금들은 한자리에 모였다.

 

큰 임금은 말씀하셨다.

 

"축제도 끝났고 광명도 사라졌다. 그러나 사랑은

영원하고, 진성(盡性)은 세상에 자취를 남기기 마련이다.

나의 바람과 나의 마음도 반드시 그러할 것이다." 

 

큰 임금은 말씀을 마치고 오색구름으로 변화했다.

임금들을 그를 우러러 보며 찬탄하였다.

 

"하늘에 높이 계신 이여 찬미 받으소서.

당신의 사랑이 우리 안에 머물러 우리가

영원한 사랑의 그릇이 되게 하여 주소서."

 

임금들의 기도 소리가 사방을 사랑으로 가득채웠다.

그러자 하늘의 모든 구름이 오색구름이 되며

하늘에서 꽃비가 내려 그들의 사랑을

축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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