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 - 민정암/대원사 |
태극권의 허실
동양사상의 근간은 음양사상이다. 이것은 모든 사물이 음과 양의 대립하는 에너지의 상호 작용(대립과 통일)으로 이루어진다고 보며 이 모순과 통일이야말로 생성 발전의 원리라는 것이다. 태극권도 이 원리를 동작에서의 긴장과 이완으로 표현한다. 긴장과 이완은 대립 모순의 관계에 있으며 이 둘이 서로 조화와 통일을 이루어 운동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 대립 관계를 태극권에서는 '허실'이라 부르고 있다.
예를 들어 태극권의 자세에서 상반신이 '허(虛)', 하반신이 '실(實)'이다. 동작으로 분석해 보면 동작이 완성에 가까워질 때가 '실'이고, 동작의 변화 과정이 '허'이다. 하체의 동작에서는 체중이 실려 있는 다리가 '실'이고, 체중이 실리지 않는 다리가 '허'이다. 상반신에서는 주요 동작이 이루어지는 손이 '실'이고 그것을 보조하는 손이 '허'가 된다. '실'의 동작은 의식을 담아 충실하게 하고, '허'의 동작은 넉넉하게 되게 한다. 그런데 동작의 허실은 절대적,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하는 것이다.
하나의 동작이 완성되는 시점에서 이미 다음 동작으로 이동할 준비가 되어 있어 '실'에서 '허'에서 '실'로 바뀌게 된다. 이 전환을 '허실의 변화'라 한다. 그리고 허실의 변화가 원활히 이루어졌을 때 대립의 통일이 되는 것이며 전신의 허실과 호흡이 완전히 통일되었을 때 비로소 태극권이 지닌 무한한 확장을 맛보게 된다. - 120p
의료 체술의 시작
의학상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해 있어도 고칠 수 있는 병과 고칠 수 없는 병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동양 의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예방을 매우 중시한다.
예방 의학의 제일은 역시 자연적인 방법이다. 약이나 침구 치료보다는 몸을 움직여 주고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 가장 자연에 가까운 방법이다. 의학과 체육의 결합 다시 말해 의료 체술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겠다. 이같은 방법을 옛 사람들은 도인(道引)이라 불렀으며 <장자>'각의편'에서는 도인을 "기를 이끌어 부드럽게 하는" "몸을 당겨 부드럽게 하는"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운동에서 동작 하나하나에 단전 호흡이 상당히 중시되는 점에서 '도인행기' 또는 간단히 '행기(行氣)'라고도 한다.
명의 화타도 운동의 중요함을 "움직이는 문은 벌레먹지 않고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화타가 그의 제자인 오보에게 말하기를 "인체는 움직여야만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이 움직이면 안 된다" 곧 안정 가운데서의 움직임을 말하고 있다. "운동을 하면 몸 속의 나쁜 기운을 발산시켜 혈의 흐름과 맥박을 정상적으로 만들어 병을 예방할 수가 있다"라고 하며 몸을 단련 하는 법 '오금희(五禽희)'를 지도하였는 데 오보는 이것으로 몸을 단련하여 언제나 가벼운 몸을 유지하였으며 90세가 지나서도 귀, 눈, 치아가 쇠약해지지 않고 장수를 누렸다고 전한다. 오금희가 발전된 형태인 오늘날의 태극권은 의료 체술의 대표로 손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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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권 24식을 마치고 부족함을 느껴 좀더 깊은 수련을 원하는 사람은 양식 태극권 85식으로 수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생각한다. - 1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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