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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

[인문] 다산의 독서전략

by 하늘의흐름 2016.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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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독서 전략
국내도서
저자 : 권영식
출판 : 글라이더 201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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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책은 차분히 읽을수록 그 맛이 깊어지는 것 같다. (정독의 효과라고나 할까.)


독서에 대한 유용한 팁이 상당히 많이 들어 있던 점이 마음에 들었다. 때문에 여러번 발췌해가며 읽어가야 했다. 독서를 삶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 것인가?를 느끼고 선택한 책이었는데, 적절한 답을 얻어내어 흡족했다.



정리

이 책에서 가장 비중있게 설명하는 내용은 다산의 독서법으로 크게 정독, 질서, 초서로 나눈다.


 정독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꼼꼼하게 읽어나가는 것이다. 모든 내용을 한번씩 보면서 의문나는 점을 메모하고 거기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그 의문이 풀리면 또 다음 대목을 읽어 나간다. 율곡이이가 하나의 책을 가지고 씨름하되 깊이 통해야 한다고 했듯이 이 방법은 한 우물을 파는 독서법이다.


 질서는 묻는 것으로 의문이 생기면 의문을 적어두고, 거기에 대한 적절한 답이 떠오를 때까지 두는 것이다. 거기에 대한 적절한 답은 어느 순간 느닷없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밥을 먹다가 일 수도 있고, 밖에서 운동하다가 생각날 수도 있다. 그럼 그것을 머리속에서 그냥 흘려버리지 말고, 재빨리 기록하는 것을 질서라고 한다. 퇴계이황은 역학계몽을 쓸 때 이방법을 적극활용했다고 한다. 이 방법은 자기만의 학문세계를 구축하는 좋은 방법으로, 독자적인 견해를 기르기에 적합하다.


 초서는 옮겨쓰는 것으로 주로 어떤 목적에 의거해서 발췌하는 것을 말한다. 책을 쓰기위해서 독서를 할 때 활용하는 방법으로 유용하다 싶은 정보, 또는 관심주제를 선정해서 거기에 맞는 정보가 발견되면 옮겨적는 것이다. 오늘날 인터넷으로 치자면 북마크정도 될까? 하지만 초서는 모든 내용을 다 옮겨적는 행위(필사)가 있으므로 북마크와는 다른 깊이가 있다.


이상이 다산의 삼박자 독서법이다.



다음은 책에서 읽고 나름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던 것들을 발췌한 것이다.

감상은 발췌문 아래에 짧게 달아보았다.



독서법에 대한 발췌


닭을 기르고 있다면 아무쪼록 앞으로 많은 책 중에서 닭 기르는 법에 관한 이론을 뽑아내어 계경같은 책을 하나 만든다면 육우라는 사람의 <다경>, 유혜풍의 <연경>같은 좋은 책이 될 것이다. - 59p.


>>여러가지 농법을 시험하면서 기록하고 공부했던 헬렌 니어링 부부가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또한 현재의 삶에서도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 많이 와 닿았다. 어떤 일이라도 경험이 없는 일은 없다. 그러므로 그 경험을 토대로 나름의 노하우를 쌓고 다른 사람의 노하우를 참고해서 더 좋은 지식을 꿰어 책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역사서는 시대의 큰 흐름을 잡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역사 관계 문헌들에서 사적의 연대를 뽑고 임금의 재위기간을 고찰해서 연표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선후 및 우리나라의 역사와 다른 나라의 역사를 비교할 수도 있고 모르는 연대를 상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 167p



학문하는 것도 이와 같아서 읽은 내용을 분류하고 체계화시키지 않는다면 지식의 체계적인 습득이나 활용, 학문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다산은 강조했다. 구슬 꿰미와 관련된 다산의 독서법을 정민 교수는 '촉류방통법'이라고 정리했다. - 176p



예컨대 200자를 읽을 수 있어도 100자만 읽고, 100자에 온 힘을 다해 공부하면 자세하게 이해하게 되고 익숙하게 외울 수 있다. 이같이 하면 기억력이 없는 사람도 저절로 기억하게 되고, 이해력이 없는 사람도 또한 이해하게 된다. 만약 데면데면 하게 읊기만 많이 한다면 이 모두가 무익할 뿐이다. "양응수-조선후기 유학자" -205p


이덕무는 먼저 <대학>,<논어>,<맹자>,<중용>을 읽고 나서 <소학>,<근사록>,<격몽요결>,<성학집요>를 읽으라고 권했다. - 209p


책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가장 공들여 쓰는 서문을 읽어보면 된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쓴 목적과 함께 책의 주제와 구성에 대해 알려준다. - 268p




마음가짐에 대한 발췌


세상에는 두가지 저울이 있다. 하나는 옳은 것과 그른 것(시비)라는 저울이고 하나는 이익과 손해(이해)라는 저울이다. 이 두가지 큰 저울에서 네 가지 등급이 생겨난다. 옳은 것을 지키면서 이익을 얻는 것이 제일 고급이다. 그 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를 입는 것이고, 그 다음이 그른 것을 추구하여 이익을 얻는 것이다. 최하급이 그른 것을 추구하다가 해를 입는 것이다. -90p.


묵상을 하면 마음이 맑아지고 평안해진다. 선한 것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 묵상은 깊이 있는 사람을 만든다. 깊이 있는 사람은 성숙한 사람이고, 깨달음이 깊은 사람이며, 깊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다. 깊이 있는 사람은 눈에 보이는 현상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그 안에 있는 본질을 추구한다. - 121p


출산휴가가 점점 끝나가고 출근할 날이 다가오자 하루에 한편씩 동화와 동시를 직접 녹음했다. 그리고 다시 출근하게 되자 시어머니께 아이가 우유를 먹고나면 내가 녹음한 테이프를 틀어달라고 부탁했다. 시어머니는 테이프가 늘어져 못쓰게 될 때까지 하루에 한 번이상 큰 아이를 위해 테이프를 틀어주셨다.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큰 아이는 유난히 책을 좋아한다. 화장실 갈 때나 밥을 먹을 때도 책을 본다. - 123p


연암 박지원은 '선비는 무엇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책을 읽는 것이 선비다'라고 명쾌한 정의를 했다. - 206p


나(홍대용)는 일찍부터 맹자가 말한 '내 뜻으로 다른 사람의 뜻을 생각해본다'라는 이의역지를 독서의 비결로 삼았다. - 215p


글자를 보면 그 이면에 담긴 뜻을 숙고하고 사색하여 선현들의 뜻을 맛보아야 마땅한 일인데, 오직 압운과 시험제목만을 생각하니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없다는 것이다. - 218p


>> 지금 사회도 그런점이 많다. 자기의 향상을 위해서 독서를 한다지만, 영적인 유익이나 진보를 위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더 출세하기 위해서, 자기계발을 위해서, 더 많은 재물을 얻기 위해서 공부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공부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의도를 가지고 하는 공부는 결국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옛사람들은 성인(聖人)이 되기 위해서 공부했다. 독서를 통해서 이치와 진리를 깨우치고 성인의 마음을 터득해 진리와 합일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자신감을 잃어버리지 마라.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 - 256p



새로 얻은 정보에 대한 발췌


당시의 1억은 10만의 숫자를 나타낸 것 - 124p


>> 김득신이 책을 1억만번이나 읽었다고 해서 너무 어마어마해서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 실제수치는 1억이 아니라 10만이라고 한다. 옛 사람과 현대인의 수개념은 이렇게 다르다.


세종대왕은 사서오경을 100번씩 읽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대학>을 좋아했다. ...(중략)..

이런 책을 수백번 읽으면 그 누구라 하더라도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잘 다스리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다만 수백번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드물 뿐이다. - 125p


>> 세종대왕에게 분명 어떤 특별한 특훈이나 심적 훈련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여러가지 책 중에서 대학을 많이 좋아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성호는 주로 경전공부의 중요한 방법으로 질서를 활용했다. 경전을 읽다가 떠오른 의문과 생각을

그때 그때 기록해두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서삼경질서>,<근사록질서>,<심경질서>,<가례질서>등을

비롯해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135p


>> 성호이익은 다산의 스승뻘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다산이 실학의 길을 걷게 된것도 성호이익이 쓴 책<성호사설>을 읽고 나서 였다. 실학은 학문으로 백성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나라살림에 도움이 되게 하자는 것이 그 기본정신이다. 그는 백성과 공직자들을 위해 목민심서, 흠흠신서를 짓고 백성들도 읽을 수 있는 의학서<마과회통>를 지었다.


다산은 읽기만 해서는 실질적인 소득이 없고,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을 기록해야만 학문이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다산은 경전을 읽다가 머릿 속에 떠오른 의문과 생각을 즉시 기록해두고, 그것을 바탕으로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 143p


초서를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자기의 뜻을 정하고 쓸 책의 목차를 세워야만 책에서 뽑아낸 자료를 일관성있고 빠르게 엮을 수 있다. - 158p


초서에서의 기록은 질서에서 살펴보았던 기록과는 다르다. 질서에서의 기록은 의문이나 느낀 점, 깨달은 점을 '재빨리 메모'하는 것을 말한다. 초서에서의 기록은 '발췌'를 의미한다. - 163p


핵심가치가 정해지고 난 후 참고할 자료를 보면 생각보다 산만하게 나열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의견을 세우고 여기저기 나열되어 있는 자료를 차곡차곡 쌓아두면 목차를 정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 171p


>> 다산은 살아생전에 500여편에 해당하는 책을 지었다.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히 책을 읽으며 정보를 메모하고, 애초에 책을 읽을 때부터 책을 만들기 위한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목적이 있으면 봐야할 책과 그냥 넘겨야 할 책들이 가려지고, 덕분에 필요한 책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자세를 갖추게 되면 하루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고, 인생을 낭비하지 않게 된다. 책 한권을 읽을 때마다 목표가 생기고 이루고자 하는 꿈과 확고한 마음가짐만 있다면 주변 환경이 아무리 어려워도 흔들리지 않는다. - 179p


즐겨읽는 책에서 두 쪽을 필사해보라. 먼저 펜으로 옮겨 쓴 다음 컴퓨터키보드로 입력해보라. 베껴쓰기는 천천히 한다. 구두점 하나까지 원본그대로 베껴야 한다. 이 연습의 목적은 저자가 의도한 정신적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는데 있다. - 명로진, <배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 191p




요즘은 문장 실력으로 글을 쓰는 시대가 아니다.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책을 낼 수 있는 시대이다. - 192p


>> 그렇다. 시대는 변화했다. 누구가 글을 쓸 수 있는 힘을 가진 시대이다. 이것이 정보화시대의 장점일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필터링하기도 힘들어진 것이 사실이다. 어떤 것이 나에게 유익하게 나에게 해가 될지 잘 분별하는 일이 다른 때보다 더 중요해진 것이다.

 도에서 먼 것은 받아들이지 말고, 도에서 가까운 것은 받아들이는 것이 제일 좋을 것이다. 도라는 것은 본연의 마음이다. 외부에서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 깨어나는 마음. 배고프면 밥먹고, 집에 들어오면 신발 벗는 그 마음은 꾸밈없는 본연의 마음이다.

 세상이 혼탁해보인다고 나까지 혼탁할 필요는 없다. 그저 본래 모습대로 살면 그만이다.





다음에 읽을 책은 <관계>에 대한 책이다.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통찰력을 기르고 싶어서 관계에 대한 책을 찾아보았는데,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에 관계에 대한 책이 있었다.


 인터넷으로 구입을 하기 전에 도서관에서 검색해보았는데, 개정판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책이 있었다. 


 관계란 무엇인가? 모든 만물은 연결되어 있어 끊어진 존재는 없다는 것이 불교의 관계론이다. 인드라망이라고 한다. 천주교에서도 관계를 중요시 한다. 하느님과 나 사이의 관계를 통해서 세상이 변화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유교에서는 인륜을 강조한다. 특히 효제를 통해서 임금과 신하사이가 규정되게 되고, 유가는 하늘과 땅의 원리도 거기에 담겨 있다고 말한다. 도교에서는? 도교의 관계론은 노자의 한마디로 귀일되지 않을까? 풀벌레가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함부로 이사를 다니지 말라! 라고 하였듯이 말이다. 이는 인도 자이나교의 아힘사(불살생) 정신과 연결된다.





책에서 추천하는 독서법에 관한 책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 모리모 J 애들러

<핵심만 골라읽는 실용독서법> - 공병호 (절판이네요. 중고책이나 도서관에서 찾아보시길..)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책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정민 (지식경영의 바이블?? 상세하고 자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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