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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행자가 있었다.
그 수행자는 아침에 일어나면 어김없이 그 책을 보았다. 또한 저녁에 잠들기 전에 반드시 그 책을 보았다.
허나 그 책이 무엇인지 결코 말하지 않았고, 물어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수행자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그 책을 펼쳐 보았다.
하지만 그 책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뭐야?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잖아? 대체 뭘 보고 있었던 거지?”
그 때,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수행자가 말했다.
“나는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모든 것을 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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