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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일회

마곡사를 거닐며

by 하늘의흐름 2016.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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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천사들이 눈꽃을 뿌린다.
만물이 하느님을 찬미하며
거룩한 침묵 속에 휩싸여 있다.
흐르는 강물 위로 눈꽃이 떨어진다.
그리곤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눈 위의 발자국은
흔적을 남기지만
물 위의 발자국은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물 위를 걷듯이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문득 물의 성자인 노자를 떠올렸다. 그라면 분명히 가능하다고 했을 것이다.

내 몸은 눈에 젖고 있지만
강물은 아무리 눈에 와도 젖는 일이
없다.

세상에 살면서
세상에 젖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눈꽃이 날아와 입술에 닿았다.
눈의 요정이 내 입술을 훔치려 했던 것일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추위도 잊은 채
물의 축제를, 얼음의 축제를, 요정의 축제를, 천사들의 축제를 즐겼다.

그리고 독립을 위해 싸우신 김구와
나라를 지켰던 서산대사의 호국정신을
기억하며 탑을 돌고 물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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