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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연적

닭과 오리

by 하늘의흐름 2009.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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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모이를 쪼아 먹고 있었어요.
그때 오리가 다가와서 말했어요.
“닭아, 닭아. 그걸 먹으면 안 돼. 언젠가는 모이를 주던 손이
네 목을 비틀어버리고 말거라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나와 함께 이곳을 당장 떠나자.”
그렇지만 닭은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어요.
“쓸데없는 걱정이야. 네가 어떻게 내목이 비틀릴 것이란 걸 알지?
그리고 여길 떠난다고 해도 이곳보다 좋은 곳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나는 여기서 떠나지 않을 거야. 떠나고 싶다면 너 혼자 떠나도록 해.”
오리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을 꺼냈어요.
“불쌍한 친구, 얼마 안 가서 너는 사람들 손에 잡아먹히고 말 거야.
나는 아직 그러고 싶지 않은 걸. 게다가 이 지긋지긋한 풍경이란.
난 한시라도 빨리 여기서 나가고 싶다구”
오리는 그 말을 남기고는 우리에서 뛰쳐나왔어요.
닭은 근심스런 표정으로 오리를 바라보았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닭은 예쁜 알을 낳았어요. 알에서는 병아리가 나와서 닭을 기쁘게 해주었답니다.
그런데 오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처음 밖으로 나온 오리는 길을 잃고 헤매다가 사냥꾼을 만났어요.
그리고 사냥꾼의 맛있는 저녁식사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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