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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연적

사슴과 요정

by 하늘의흐름 2009.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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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꽃과 이슬만 먹고 사는 요정이 있었다고 해요.
그 요정은 지혜로워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했어요.

포근한 눈이 내리는 날이었어요.
사슴 한 마리가 사냥꾼에게 쫓기고 있었어요.
다급해진 사슴은 그 요정이라면 틀림없이 자기를 살려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그래서 요정이 살고 있는 바위 계곡으로 갔어요.
사냥꾼도 그런 사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따라 붙었습니다.
다행히도 바위계곡에는 짙은 안개가 끼어 있어서
사슴은 무사히 요정을 만날 수 있었죠.
“요정님, 요정님. 도와주세요. 사냥꾼이 저를 잡으려 해요.”
“그럼, 서둘러야겠군요. 조금 있으면 안개가 걷힐 거예요.
당신은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도록 하세요.”
사슴은 시키는 대로 기다렸어요.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요정은 돌아오지 않았어요.
“왜 이렇게 안 오시지?”
해가 질 무렵 사슴은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슴은 보았지요.
빨갛게 물든 눈을 말이죠.
사슴은 사냥꾼도 없고 요정도 없는 바위 계곡에
혼자 남아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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