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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

[인문] <아름다움은 왜 진리인가> - 오마르 하이얌과 어새신이야기

by 하늘의흐름 2016.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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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왜 진리인가
국내도서
저자 : 이언 스튜어트(Ian Stewart) / 안지민,안재권역
출판 : 승산 201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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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바이야트>를 쓴 오마르 하이얌은 수학계에도 업적을 남겼고

그로 인해 <아름다움은 왜 진리인가>라는 책에도 그의 업적과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상당히 흥미로운 구석이 있어서 그 이야기를 여기에 옮겨본다.



 우마르의 정식 이름은 기야스 알딘 아불파스 우마르 이븐 이브라힘 알니사 부리 알하이얌gGhiyath al-Din Abu'l-Fath Umar ibn lbrahim Al-Nisaburi al-Khayyami이다. '알하이얌'이라는 단어는 직역하면 '천막 제작자'라는 뜻으로, 어떤 학자들은 이것이 그의 아버지 이브라힘의 직업이었으리라고 본다. 우마르는 1047년 페르시아에서 태어나, 니샤푸르에서 대부분의 업적을 남겼다. 니샤푸르는 지도에서 네이샤부르Neyshabur라는 이름으로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에 인접한 이란의 북동부 호라산 주의 마슈하드 시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그에 대한 유명한 전설은 다음과 같다.(이를 입증해 줄 역사적 자료는 알려진 바 없지만). 소년 우마르는 니샤푸르에 있는 저명한 성직자 모와피크 밑에서 이슬람교와 쿠란을 공부하기 위해 고향을 떠났다. 그는 같이 공부하던 하산 사바흐, 나잠 알물크와 친구가 되었고, 셋은 약속을 했다. 누구라도 나중에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면-모와피크의 제자들이라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그의 부와 권력을 나머지 두 명과 함께 공유하기로.

 소년들은 공부를 마쳤고, 세월은 흘러갔다. 약속은 여전히 유효했다. 니잠은 카불로 여행을 떠났다. 정치적 야망이 없었던 우마르는 가끔 천막을 만들며 시간을 보냈다. 이것이 그의 이름 '알하이얌'의 유래에 대한 또다른 설명이 될 수도 있겠다. 수학과 과학에 대한 열정이 그의 안에서 싹트기 시작했고, 그는 그것들을 공부하며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보냈다. 마침내 여행에서 돌아온 니잠은 공직에 진출하여 아르슬란 술탄의 사무관으로 니샤푸르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니잠이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자, 우마르와 하산은 약속에 따른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였다. 니잠은 술탄에게 그의 친구들을 도울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하였고, 청이 받아들여지자 그는 약속을 지켰다. 하산은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명예직을 얻게 되었지만, 우마르는 니잠이 있는 니샤푸르에서 친구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며 연구를 계속하고 싶어했다. 니잠은 우마르가 걱정을 하지 않고 국가의 지원을 받으며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나중에 하산은 어느 고위관리를 몰아내려다가 직위를 박탈당했지만, 우마르는 조용히 연구에 몰두했고 역법을 개혁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페르시아의 역법은 태양의 움직임에 기초하였기 때문에, 해가 바뀌는 첫날의 날짜가 변동될 여지가 있어 혼란스러웠다. 역법을 개혁하는 일은 유능한 수학자가 담당해야 했고, 우마르는 자신의 수학과 천문학의 지식을 이용하여 임의의 주어진 해에 정월 초하루가 언제가 되어야 하는지 계산했다.

 이즘은 그는 대략 '4행시들'이라고 번역되는 <루바이야트>를 집필하였다. '루바이'는 다소 독특한 운율의 형태를 지닌 4행시를 뜻하며,-좀 더 정확하게는, 가능한 두 가지의 형태의; 운율 중 하나를 말하지만-<루바이야트>는 이러한 시들의 모음집이다. 이 중 한 시는 역법을 개혁하는 그의 일을 명백히 나타내고 있다.


아, 하지만 내 계산법으로, 사람들은 말한다네,

한 해를 더 나은 계산으로 바꾸어 놓은 것인가? 아니,

그저 달력에서 지워버린 것에 불과하지,

태어나지 않은 내일과 죽어버린 어제를.


우마르의 4행시는 독특하게도 종교적이지 않다. 다수의 시들이 포도주와 포도주가 주는 효과를 찬양한다. 예를 들면,


 그리고 요즈음, 입을 딱 벌린 선술집 문을 통해,

어스름을 뚫고 빛나는 천사의 형상이 들어왔지

어깨에는 항아리를 메고서, 그리고

내게 맛을 보라고 일렀네. 그런데 그것은-포도주였다네!


또한, 와인에 비유하여 풍자적으로 쓴 시도 있다.


니샤푸르에서건 바빌로니아에서건,

잔에 담긴 것이 달콤한 종류든 씁쓸한 종류든,

인생의 포도주는 한 방울 한 방울 끊임없이 새어 나가네,

인생의 잎사귀는 한 장 한 장 끊임없이 떨어져 가네.


어떤 시들은 종교적 믿음에 관해 슬며시 농담을 하기도 한다. 술탄은 그가 고용한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으며, 스승 모와피크는 자신의 가르침의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지 매우 궁금하다.

 한편, 지위를 박탈당하고 니샤푸르에서 추방당한 하산은 도적단에 가담하였고, 그의 우월한 지식을 이용하여 무리의 지도자가 되었다. 1090년, 이들은 하산의 지휘 아래, 카스피안 해 바로 남쪽에 위치한 엘부르즈 산맥의 알라무트 성을 점령하였다. 그들은 그 곳에서 공포정치를 행하였고, 하산은 산적 두목으로 악명을 떨치게 되었다. 해시시(매우 강력한 마리화나의 한 종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하시시인Hashishiyun이라고 알려진 하산의 추종자들은 6개의 산성을 쌓고 그곳에서 나와 그들이 신중하게 고른 정치적, 종교적 인사들을 살해하였다. 그들의 이름은 '암살자assassin'라는 단어의 기원이 되었다. 하산은 모와피크의 제자라는 신분에 어울리게 자기 나름대로 부자가 되고 유명해졌지만, 이번에는 그의 부를 예전의 학우들과 나눌 생각이 없었다.

 우마르가 천문학 계산표를 작성하고 3차 방정식의 해법을 연구하는 동안, 니잠은 기구한 운명의 결과로 하산의 무리들에게 암살당하기 전까지 그의 정치적 경력을 쌓아 나갔다. 우마르는 76세까지 살았고,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1123년에 죽었다. 하산은 그 이듬해 84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암살단들은 계속해서 정치적 혼란을 일으키다가 1256년 알라무트 성을 점령한 몽골인들에 의해 전멸했다.



알라무트(Alamut) 성 전경(출처 해외블로그)


<아름다움은 왜 진리인가> 71~74p


이 이야기에 대해서 좀 더 다룬 책으로 알라무트(다음링크)라는 책이 있다.

참고

알라무트[Alamut] - 바벨의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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