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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연적

시인의 멍에

by 하늘의흐름 2010.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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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때로 감상에 젖지.

그들이 가진 추억의 파편들을 꺼내보며

시간을 보내곤 해.

아름다운 햇살을 보고는 기뻐하며 빛과 한 몸이 되지.

 

그렇지만 시인은 다르지.

감상에 젖기 전에 물러서고

파편들을 끼워 맞추지.

아름다운 햇살 속에서 시인은 기뻐하기보단

고민스러워하지.

 

왜냐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이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는 게

시인인 것이지.

 

말하자면 시인은 직업이 아니라

의식이며 정신.

내재된 소명과도 같은 거야.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정신.

그리고 아름다움 앞에서 고민하는 정신.

미에 대해 사유하는 일.

그것이 이를 테면 시인의 본성이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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